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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만드는 데 구멍 6만 번 뚫어 … 그 기술로 보잉 매혹시키다

날개 만드는 데 구멍 6만 번 뚫어 … 그 기술로 보잉 매혹시키다

[중앙일보] 입력 2011.05.27 00:18 / 수정 2011.05.27 00:18

하이즈항공, 600만 달러 부품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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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소기업이 미국 보잉사를 뚫었다. 경남 사천의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 하이즈항공이다. 이 회사는 최근 보잉사와 600만 달러(약 66억원) 규모의 항공기 부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하상헌(51·사진) 하이즈항공 대표는 “중소기업이 글로벌 항공기 메이커와 직접 수주계약을 체결한 경우는 국내 최초”라며 “보잉사가 인정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하이즈항공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1차 협력사다. 중앙날개(항공기 좌우 주날개 사이 구조물로 항공기 연료를 저장하는 공간)와 조향장치(비행 방향을 조절하는 장치) 등 항공기 기체 주요 부분을 조립하고 각종 부품을 만드는 회사다. 하 대표는 “2001년 설립 당시엔 주로 조립만 했는데 이젠 부품과 작업공구까지 만든다”며 “2008년 49억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130억원까지 끌어올렸을 정도로 확장세”라고 소개했다.

 이번에 보잉사에 납품하기로 계약한 부품은 보잉 747·757·767 기종에 들어간다. 도어 어셈블리(Door Assembly·항공기 바퀴 개폐문) 등 주요 부품으로 250대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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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잉사에 항공기 부품을 공급하려면 다섯 차례의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부품의 허용 오차가 25미크론(머리카락 굵기의 4분의 1)일 정도로 까다롭다. 품질이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 대표는 “계약서만 100페이지가 넘을 정도로 품질을 인증받기 까다로웠다”며 “한 차례 검사할 때마다 평균 수십 건의 결점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다섯 차례 연속으로 무결점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2년 전에는 미국 연방항공청 주관 감사를 무결점으로 통과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5월엔 보잉사의 협력업체로 등록했다. 국내 중소업체 중 유일하다. 하 대표는 “허리끈을 조일 때도 품질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며 “보잉사 관계자도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이 정도 수준일 줄 몰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하 대표는 끊임없는 ‘피드백’ 덕분에 기술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중앙날개 하나를 만드는 데만 구멍을 6만 번 뚫어야 합니다. 처음엔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그럴 때마다 왜 잘못 뚫었는지, 어떻게 하면 오차를 적게 낼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기록으로 남겨 두고 개선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5년 동안 한 우물만 파다 보니 어느새 여기저기서 기술력을 인정해 주더라고요.”

 끊임없이 직원을 교육한 것도 바탕이 됐다. 신입사원뿐 아니라 숙련자도 보잉·KAI 같은 항공기 제조업체에서 현장실습을 받는다. 뛰어난 직원에겐 인센티브를 확실하게 챙겨 준다. 하 대표는 “일정 기간 동안 결함을 내지 않은 작업장의 직원들에겐 해외연수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KOTRA가 후방에서 지원한 것 역시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중소기업은 수주 계약을 맺기 위해 미국에 상주하면서 영업하기 어렵다. 그런데 KOTRA 로스앤젤레스 지사 직원들이 힘이 됐다는 것이다. 하 대표는 “제품 시안과 각종 서류를 미국 보잉사로 전달하고 영업할 때도 같이 동행하는 등 적극 지원해 줬다”며 “KOTRA가 올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 항공박람회에서 보잉사 구매 담당자와 상담한 게 계약을 수주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큰 폭으로 성장할 때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경남 사천과 진주에 각각 공장을 확장하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여 올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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